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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리서치 날짜 2018-05-15
제목 중고나라의 사람들 첨부  

중고나라의 사람들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

“품귀 현상에 중고카페 되팔이 극성…” ,“허위 매물 올려 구매대금 가로채…”.. ‘중고거래’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뉴스 기사 제목이다. 시기와 계절을 막론하고 ‘중고나라’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사건들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되는 물품의 품질을 어디에서도 보증할 수 없고, 거래 자체도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 보도가 왕왕 자극적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거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가 회원수 약 1,630만명(2018년 4월 기준), 일일 접속자 수 약 500만명을 기록한다는 것은 중고거래 시장이 단순히 암시장으로만 치부되기에는 너무나 커져버렸음을 의미한다. 이 거대한 규모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셀 수 없이 많은 거래들 중 실제로 발생하는 사기 사건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미 디지털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중고거래. 오늘날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사고 파는지 한국리서치 2017년 TGI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았다.

중고거래 시장의 명과 암
중고거래 이용자의 인구 통계 현황

‘최근 1년 동안 중고 상품을 구입하거나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비율을 살펴보았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는 6.9%가 이용하며, 이 중에서 오프라인 거래 이용자는 44.9%, 온라인 거래 이용자는 65.4%를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보다 남성의 이용률이 조금 더 높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으며 그 후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용률이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중고거래 이용률
그곳에서 사고, 팔리는 물건들

‘최근 1년 동안 중고로 사거나 판 제품’의 응답률은 ‘의류’가 25.4%로 가장 높다. 중고나라 카페 기준, ‘의류’ 관련 카테고리 갯수는 200개가 넘는 전체 카테고리 중 10%도 차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약 ¼이 의류를 거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위는 ‘전자제품’(22.5%)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도 순위권에 있음을 감안할 때,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전자제품을 거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새 제품을 구매할 때의 가격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특성이 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서적’(21.4%), ‘가방/구두’(12.7%), ‘유아/아동용품’(12.6%) 등이 각각 뒤를 이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이 인기를 끌면서 경기 입장권 및 개막식, 폐막식 티켓의 중고거래가 큰 이슈가 되었지만, ‘영화, 공연, 콘서트 등의 티켓’의 응답률은 4.9%로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였다. 올림픽과 같은 큰 이벤트가 없는 한 티켓의 중고거래는 평소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2: 최근 1년 동안 중고거래 제품
그들은 소비 전문가이다

2017 TGI 데이터를 통해 중고거래 이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보면 소비 습관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즉흥적 소비 대신 계획적 소비를 하며, 구매 시 물건 질도 따져보는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줄 아는 ‘소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조언대로 물건을 사는 편’이라는 항목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에 비해 중고거래 이용자에게서 더 높게 나타난다. 독단적이고 즉흥적인 소비를 하는 비율이 비교적 낮다는 뜻이다. 조언을 들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조언, 도움을 요청 받는 빈도도 전체 응답자에 비해 높은 편인데, 물건 구매에 대한 그들의 판단력과 정보력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입을 결정하는데 있어 ‘제품의 질’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전체 응답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계획에 없이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에 비해 낮다.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굳이 중고거래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만큼, 그들의 소비는 합리성에 기반하여 철저히 계산된 것이다.
중고거래 사기에 대한 자극적인 기사들을 읽고 있노라면,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매매하는 이들은 마치 정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이들로 그려진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무한테나 물건 사는 것 아니다’라는 비판이 항상 그들을 향한다. 하지만 통계 수치에 의하면, 중고거래 이용자들은 누구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판단력 또한 겸비하고 있다. 편리한 온라인 쇼핑이 만연한 디지털 시대에 굳이 일대일로 사람을 만나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 이들을 이 시대의 새로운 스마트 소비 세대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표1: 중고거래 이용자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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